왕서유 기자

산업재해 유가족 등이 27일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린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한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.
건설 현장 산업재해 유가족들이 27일 건설의 날을 맞아 "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가 되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라"고 촉구했다.
유족들과 조계종·성공회·원불교·천주교·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5대 종단 노동단체는 이날 오전 '2025 건설의 날 기념식'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.
산재 희생자 고(故) 문유식 씨의 딸 혜연 씨는 "사람의 목숨을 초석 삼은 성장은 용납될 수 없다"며 "생명과 안전이 우선된 산업과 사람을 잃지 않아도 되는 현장이야말로 건설 산업이 추구해야 할 미래"라고 울먹이며 말했다.
고 강대규 씨의 딸 효진 씨도 "경제 발전을 위해 위험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고 목숨까지 잃은 수많은 건설 노동자가 있었음을 기억하라"며 "노동자의 안전을 지켜내고 퇴근하지 못하는 이가 생기지 않는 때라야 '건설강국'이라 말할 수 있다"고 목소리를 높였다.
이들은 회견 내내 산재로 숨진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었다.
김훈 작가 등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들도 "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건축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방식의 경영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"며 "죽음의 역사를 청산함으로써 기업과 노동자와 시민사회는 함께 진화할 수 있을 것"이라고 호소했다.
이들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'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한 제안을 담은 요구서'를 직접 전달하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.
요구서에는 산재 근절을 위한 사회적 합의체 구성, 건설의 날 기념식 식순에 산재 희생자에 대한 묵념 포함 등의 내용이 담겼다.
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도 같은 곳에서 집회를 열고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.

27일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건설산업 관련 노조 관계자들이 안전한 건설 현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.